신한울3·4호기 불확실성 원인 제공한 산업부, 오히려 한수원에 책임 떠넘겨

허가 연장 실패 시 한수원 신규 양수·원전 건설 줄줄이 차질, 2년뒤 논란 되풀이 전망

산업통상자원부가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계획인가기간을 오는 2023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산업부의 전력정책심의회에서도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심의 도중 탈원전에 대한 문제점과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여러 차례 지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근 의원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구미갑)이 산업부에서 입수한 ‘전력정책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그동안 회의에서 신한울 3·4호기 문제를 비롯해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산업부는 전력수급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전력정책심의회를 두고 심의를 거쳐 수급계획을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심의회에는 에너지·경제 분야 민관 전문가 30여명이 참여해 9차 수급계획도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총 4차례의 심의회 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산업부 전력정책심의회 탈원전 문제점·신한울 3·4호기 여러차례 지적

2019년 3월 21일 열린 1차 산업부 전력정책심의회 회의에서 탈원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원전이 축소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급안정, 안보, 경제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음', '고농도 미세먼지와 원전 감축은 서로 배치되므로 논리적으로 문제'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한 2020년 11월 24일 열린 3차 회의에서는 신한울 3·4호기의 불확실성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9차 계획에 신한울 3,4가 포함되지 않으면 발전사업 허가 취소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 산업부의 결정을 요청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2월 28일 열린 4차 회의에서는 “원전이 안전하고 깨끗하지 않다는 전제에 따른 신규 원전 금지는 반대하며,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재논의 희망”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9차 수급계획에서 신한울 3·4호기를 확정설비에서 제외했다. 그동안 산업부 자체 전력정책심의회에서도 탈원전의 문제점과 신한울 3·4호기 재논의와 관련한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산업부는 “원전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에너지전환 로드맵, 8차 수급계획 등 기존 정책과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인 2017년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8차 수급계획을 통해 신한울 3·4호기 백지화를 공식화한 바 있다.

산업부, 한수원에 책임 떠넘기기 정황

신한울 3·4호기 확정설비 제외를 두고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책임 떠넘기기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한수원은 산업부 정책을 고려했을 때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오히려 산업부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한수원의 의견을 신한울 3·4호기 배제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24일 산업부가 작성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 주요 내용’을 보면 5월 14일 한수원은 산업부에 신한울 3·4호기에 대해 “정부정책 고려시 불확실성이 있어 준공일정 예상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문건의 산업부 ‘전문가 논의’ 내용에는 '한수원 회신내용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현시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확정설비 제외가 타당'하다고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연장 결정도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2년 뒤 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한수원은 법정 기한인 2월 27일까지 공사계획인가기간 연장을 받지 못한다면 이후 2년간 신규 발전사업허가 취득이 불가하여 신규 양수(홍천 등 6기) 및 건설중인 원전(신한울1,2/신고리5,6)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근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산업부가 자체 전력정책심의회의 의견마저 묵살하여 신한울 3·4호기가 조기에 정상화될 기회를 놓쳤다”며 “합리성과 국민편익, 전문가의 의견은 묵살된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즉각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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