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력 강조,

‘미래기술연구원’ 설립 요구, 애정과 서운함 토로

 

28일 경북도의회 포항지역 도의원들이 포스코지주사 서울이전을 반대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가 포항시 시민 200여 명과 함께 28일 포스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포스코센터를 방문해 앞으로 포스코그룹을 지배하게 될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에 설립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날 포항지역 도의원 8명(김희수, 한창화, 이칠구, 박용선, 장경식, 이동업, 이재도, 김상헌)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포스코 이사회는 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계획안을 의결해 포스코홀딩스라는 이름의 지주회사를 만들고, 철강사업 자회사로 포스코를 비롯해 건설분야의 포스코건설, 이차전지 소재의 포스코케미칼 등을 자회사로 두기로 결의했으며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분할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본사였던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내 철강 부문 자회사로 위상이 격하된다.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포항이 아닌 서울에 설립됨에 따라, 현재 포스코 본사가 위치한 포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 남동부의 주민들과 지역정치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등 지역민심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대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는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고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포스코 지주회사 서울 설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경북도의원들은 “최정우 회장이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 있는 것처럼 포항에 뿌리를 두면서도 미래지향적 사업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하지 않았냐?”며 “포스코홀딩스의 서울설립은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은 뒤 “포스코는 향후에도 철강사업이 그룹의 가장 핵심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핵심사업이 있는 곳에 본사가 있어야 효율적이지 않겠냐?”며 포스코홀딩스 포항 설립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함께 헤쳐 나갈 포스코를 지켜줄 기업의 근본인 근로자와 지역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포항시민의 긍지와 애정을 포스코가 어떻게 이렇게 모르는지 답답하다. 삭발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미어지는 심정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의원들은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 도시의 붕괴가 현실화 되어가는 와중에 대표적 지역기업인 포스코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면 포항시민과 포스코가 쌓아온 신뢰관계를 허무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배고픈 6~70년대에 산업화를 이끌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국민기업 포스코는 현재의 시대정신인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해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포항은 포스텍을 비롯한 우수인력이 많은 만큼 포스코의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연구개발을 맡은 미래기술연구원의 최적지”임을 힘주어 말하며 주주들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서한문 전문

포스코홀딩스 포항설립을 염원합니다. 존경하는 최정우 회장님을 비롯한 주주 여러분!

포스코는 포항제철이 설립된 1968년부터 반세기 이상을 포항시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성장한 기업입니다.

50만 포항시민은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성장한 포스코를 자랑스러워하며, 포스코가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기를 그 누구보다 소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는 기회로, 또 다른 기업에는 위기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린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경영체제 혁신을 포항시민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반대가 아니라 가장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포항시입니다.

지방도시가 붕괴 직전입니다만 포항시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자랑스러운 향토기업 포스코에게 같이 죽자고 할 시민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포스코는 그 동안 포항시에 뿌리를 두면서도 포스텍 등 우수인력과 협업해 양극재, 음극재, 리튬, 니켈, 수소사업 등 미래지향적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업은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지역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며 협력할 때 바람직한 성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포항제철부터 시작된 포스코의 신화를 쓴 수많은 근로자가 포항에 터 잡고 있습니다. 포항시민은 제철소 인근의 환경문제를 포스코에 대한 사랑으로 묵묵히 견디어 왔습니다. 포스코에 위기가 닥쳤을 때 포스코를 지켜줄 기업의 뿌리인 근로자, 지역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포항시는 포스텍 등 우수 인력이 넘치고,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같은 연구기반시설도 풍부한 잠재력이 큰 도시입니다. 앞으로 포스코의 핵심 전략 수립과 기술 연구개발을 맡을 미래기술연구원의 최적지는 포항입니다.

가난을 벗어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던 60년대와 70년대, 산업화를 이끌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국민기업 포스코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현시대의 전국민적 요구를 받아들이고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최정우 회장님을 비롯한 주주 여러분!

포항시민은 지난 53년간 그래왔듯 포스코홀딩스가 포항에 설립되어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포스코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주주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

2021년 1월 28일

경상북도 포항시 지역 도의원 일동

한창화, 김희수, 이칠구, 박용선, 장경식, 이동업, 이재도, 김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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