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재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인명피해는 오히려 증가했다.

불이 났을 때 아직 우리들의 인식 속에는 신속한 대피보다 119신고나 초기진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화재시 행동요령에 대한 설문조사에도 1위는 119신고, 2위는 소화기로 불 끄기 등으로 선정됐다. 이는 ‘불나면 대피먼저’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다양하고 예측하기 쉽지 않은 모든 위험요인을 능동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위험한 공간으로부터의 이탈, 즉 안전한 곳으로의 신속한 대피가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작년 11월에 발생한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는 세입자가 화재 사실을 전파하지 않고, 10분 넘게 혼자 불을 끄려다 실패해 대피 지연으로 사망자가 7명이 발생했지만 올해 6월 서울 은명초등학교 화재는 방과후 수업 중 학교 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교사들이 116명의 학생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이 두 사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나는 화재를 진압하려다 대피를 못해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다른 하나는 신속하게 대피를 시켜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인명피해가 없는 화재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사람들이 신속하게 먼저 대피했고, 이는 평상시 반복한 화재대피훈련을 통해 대피요령이 몸에 배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화재로 인한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소방청은 불나면 대피 먼저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불과 연기를 확인하면 비상벨을 누르거나 ‘불이야’를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게 기본이다.

이어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벽을 짚으며 낮은 자세로 이동한다. 이때 비상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대피하는 게 이상적이나, 어려울 땐 옥상으로 올라간다. 119 신고는 먼저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한 후 시도해야 한다.

굳건한 안전의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국민 자신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불나면 대피먼저! 일곱 글자를 꼭 기억하여 불시에 다가오는 불행을 막고 소중한 가정의 행복을 지키길 바란다.

@ 청도소방서 전우현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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